영화『Her』의 상하이를 걷다 –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현실 여행

영화 『Her(그녀)』는 지금 우리가 사는 세상에서 멀지 않은 미래, 배우 호아킨 피닉스가 연기한 주인공 테오도르와, 스칼렛 요한슨이 목소리로 연기한 인공지능 사만다가 함께 살아가는, 아주 현실적인 감성 도시를 배경으로 인간과 인공지능 사이의 사랑을 그린 작품이지만, 그 감성적인 도시 풍경은 의외로 현실에서 촬영되었습니다. 바로 중국 상하이. 

흥미롭게도, 『Her』가 상상했던 그 '가까운 미래'는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2025년의 현실과 놀라울 정도로 닮아 있습니다. 실제로 감독 스파이크 존즈는 영화의 배경을 2025년쯤으로 설정했다고 밝혔는데, 당시엔 다소 낯설고 먼 이야기처럼 느껴졌던 이 감성적 상상력이, 지금에 와서는 훨씬 더 와닿고 현실적으로 받아들여지는 것 같습니다. 어쩌면 이 영화가 지금 개봉했다면, 더욱 크게 공감받고 사랑받지 않았을까요?


1. 푸둥 루자쭈이(陆家嘴, Lujiazui) – 미래 도시의 실루엣


『Her』의 오프닝에서 테오도르가 바라보는 고층 스카이라인은 바로 푸둥 루자쭈이입니다. 감독 스파이크 존즈는 가까운 미래의 LA를 묘사하기 위해 상하이의 이 금융 지구를 배경으로 삼았습니다.
  • 유리와 철제의 마천루가 즐비해 SF 영화 같은 풍경 연출

  • 진마오 타워, 상하이 타워, IFC몰, 동방명주탑 등이 자주 등장

  • 고가 보행로는 자동차가 보이지 않도록 설계되어 미래적 분위기 강화

📸 촬영 팁: 황푸강 반대편 와이탄(外滩)에서 루자쭈이 방향을 바라보면 영화 속 장면이 그대로 펼쳐집니다.

2. 센추리 파크(Century Park) – 그녀와 함께 걷는 시간


테오도르가 인공지능 사만다와 조용한 대화를 나누며 산책하던 공원 장면은 바로 상하이 최대 규모의 공원, 센추리 파크를 연상케 합니다.


  • 숲길, 호수, 벤치, 대나무숲 등 다양한 풍경 구성

  • 상하이 도심 속에서 가장 조용하고 감성적인 장소 중 하나

  • 지하철 2호선 世纪公园역(Century Park) 바로 인접


🎧 감성 루틴: 영화 OST를 들으며 혼자 걸어보세요. 이어폰, 따뜻한 커피 한 잔, 가벼운 책이 있다면 더할 나위 없습니다.

📸 추천 포인트: 호숫가 벤치, 대나무길, 나무 사이로 햇빛이 드는 숲길

3. 도시 속 고독의 플랫폼 – 상하이 지하철역의 정적



테오도르가 무표정하게 플랫폼에 서 있는 장면은 『Her』에서 고독과 단절을 가장 상징적으로 표현한 장면 중 하나입니다. 이 장면은 루자쭈이역을 포함한 상하이의 현대적인 지하철역들에서 촬영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 절제된 조명과 모노톤의 구조가 정적인 분위기 연출

  • 아침이나 밤의 한산한 시간대를 선택하면 영화 속 느낌을 그대로 재현 가능

📸 추천 연출:

  • 플랫폼 끝자락에서 외로움을 담은 인물 컷

  • 에스컬레이터 아래에서 위로 올려다보는 구도 – ‘무언가를 기다리는 감정’ 표현에 적합

🎧 감성 요소: 조용한 영화 OST와 함께 걷는 순간, 현대적 공간이 곧 감정의 배경이 됩니다.

4. IFC몰 & 루프탑 스카이워크 – 감정이 머무는 도시의 가장 높은 곳




영화 후반, 테오도르가 도시를 내려다보며 감정과 기억을 정리하던 장면은 IFC몰 인근 고층 루프탑과 스카이워크에서 촬영된 것으로 보입니다.

  • IFC몰 전망 공간 또는 동방명주타워 루프탑이 실제 배경

  • 자동차 없는 보행자 전용 고가도로는 미래 도시 분위기를 더함

📸 촬영 팁:

  • 루프탑 바에서 야경과 실루엣 컷

  • 도시를 등지고 감정을 정리하는 인물 구도

🎧 추천 음악: The Moon Song 등 감성적인 곡과 함께 감정 몰입


『Her』 하루 감성 루트 제안 – 네 곳, 한 도시, 한 감정의 흐름

상하이 푸둥에 모두 위치한 이 네 장소는 하루 안에 충분히 감상할 수 있는 동선입니다. 영화 『Her』 속 테오도르의 감정선처럼, 고요함에서 시작해 고독을 지나, 도시의 빛으로 감정을 정리하는 흐름을 따라가 보세요.

🕰 추천 루트:

  1. 오전 – 센추리 파크에서 혼자만의 감성 산책

  2. 낮 – 루자쭈이 고가 산책로에서 미래 도시의 풍경에 스며들기

  3. 오후 – 지하철역 플랫폼에서 도시의 고독 감상

  4. 저녁 – IFC몰 루프탑에서 야경과 함께 감정 정리하기

🎧 이어폰 하나면 충분합니다. 당신의 하루가 『Her』가 됩니다.

『Her』의 배경은 상상이 아니라 현실에 있습니다. 그 감정은 화면 너머가 아니라, 오늘 우리가 걸을 수 있는 도시 속에 있죠.

영화의 미래 도시를 걷는 이 여행은, 테오도르가 느꼈던 고독과 연결, 외로움과 사랑을 조금은 이해하게 해줍니다.

이제, 당신도 그 도시를 걸어볼 차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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